이곳은 개발을 위한 베타 사이트 입니다.기여내역은 언제든 초기화될 수 있으며, 예기치 못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548일 남장 체험 (문단 편집) === 남녀의 구분: 몸이 아니라 마음이다 === 어쩌면 일부 독자들은 본서를 읽으면서 저자가 "이 사람 이상한데? 목소리도 높고 피부도 곱고 말이야, [[여자]] 아니야?" 같은 주변의 의심을 사게 되지는 않을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저자가 본서의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일 걱정했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특히나 7장에서는 프로젝트의 거의 마지막에 가까워져 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성 치유 모임에 참석하려 할 때 심지어 신변의 위협을 느껴야 했을 정도였다.[* 실제로는 아무도 적대적 행동을 하지 않았지만, 저자는 남성주의 수련회에 참석하기 전에 먼저 절친한 친구들에게 자신의 행적과 소재, 그리고 해당 모임의 주요 인물들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이메일로 쭉 뿌렸다고 한다. 그래야 저자가 숲 속 어딘가에서 칼침을 맞더라도 경찰이 제대로 방향을 잡고 수사를 시작할 수 있을 거라나.] 하지만 막상 프로젝트가 시작되자, 저자는 '''남성 연기에 가장 결정적인 것은 외모를 꾸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남자라는 확신을 갖는 것'''임을 알고 놀라게 되었다. 저자가 자신이 남성이라고 믿으면, 사람들도 자신을 남성으로 보아 주었다. 하지만 저자가 자신이 여성이라고 믿으면, 사람들도 저자를 여성으로 대했던 것이었다. 본서 21페이지와 325-326페이지에서 저자가 설명하는 것을 살펴보면 우리가 어떤 사람의 성별을 인식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삼는지 짐작할 수 있다. 단적으로 말해서, 우리는 상대방의 외모가 보여주는 생물학적 특성을 토대로 성별을 인식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성별 정체성에서 자연스레 풍겨져 나오는 눈빛과 태도, 분위기를 토대로 성별을 인식한다. 저자가 자신의 변장술과 남성 연기에 차츰 자신감이 붙고 익숙해지자, 남성적인 생물학적 요소들을 추가하기 위해 동원하던 갖가지 소품들이 필요없어졌다. 프로젝트 말미에 저자는 가짜 수염을 떼고 안경도 벗고 브라 없이 꽉 끼는 셔츠를 입고서 밖으로 나갔지만, 사람들은 저자를 남자로 인식했다. 그러나 프로젝트가 끝나고 몇 개월이 지나서 다시 정신적으로 여성으로 돌아오자, 검은 털모자를 쓰고 남성용 한겨울 코트를 입고 나갔는데도, 사람들은 저자를 여성으로 인식했다. 적당히 남성적이라는 전제 하에 남성의 심리를 드러내는 정도가 아니라, 일단 남성의 심리를 드러내기만 하면 심지어 저자가 남성인지 여성인지 파악할 단서가 아예 없을 때에도 남성으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본서를 쭉 읽어보았다면 느꼈겠지만, 본서에서는 볼링 팀이건 가톨릭 사제들이건 심지어 남성성 치료 모임에 참석한 남성들이건 간에 저자가 여성이 아닐까 의심한 사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심지어 커밍아웃을 했을 때 오히려 주변에서 실없는 농담 하지 말라고 반응하다가 점차 아연실색하고, 한참 시간이 지나서야 "어쩐지 그때 그랬더라니..." 같은 식으로 상황을 이해하는 반응이 나올 정도. 수도원에서도 저자가 은연중에 드러낸 여성성을 한 명이 포착해 내긴 했는데, 그 사람조차 저자를 여성이라고 정확히 알아맞힌 게 아니라, "나는 '게이 레이더' 가 있는데, 내가 보니 당신은 게이군요" 라면서 저자를 소위 여성적인 남성으로 오해했다. 물론 남성들도 저자의 커밍아웃 후에는[* 본서에서 저자가 제대로 커밍아웃을 한 것은 볼링 팀이나 몇몇 연애 상황 뿐이었다. 수도원이나 남성성 치료 모임과 같은 금녀의 구역에서는 오히려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보다 직접적으로는 신변상의 위협을 우려하여) 굳이 커밍아웃을 하지 않았고, 직장에서는 저자가 커밍아웃을 하든 하지 않든 그런 것에는 신경쓸 것 같은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커밍아웃 없이 퇴사했다.][* 남성성 치료 모임의 리더와는 이후 [[https://www.youtube.com/watch?v=OQ2fREo3Tjc|ABC방송의 도서 소개 영상 말미에서 다시 만났다.]] '네드' 가 유독 말수가 없는 것에 대해서는 "처음 온 사람이라 그렇겠지" 라며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하며, 저자의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혁명적인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노라' 로서 다시 만난 저자와도 훈훈한 분위기에서 회포를 풀게 된 모양. 방송 앞쪽에는 볼링 팀과의 인터뷰도 나온다.] 이런저런 해명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쩐지 이상하게 피부가 부드러워 보이더라", "이상하게 [[동안]]이더라" 같은 느낌은 받았었다고 말해 주긴 했다. 그러나 이런 생물학적 단서들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일단 '나는 남자다, 나는 남자다' 를 되뇌이며 그들과 함께하자, 이들은 여성적인 몸의 징후들에는 관심을 끄고, 저자가 보여주는 '남자다우려는 모습' 을 근거로 저자가 남성일 거라고 굳게 믿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늘 남성들과 어울리기 직전에는 '내가 여자라는 걸 들키면 어쩌지? 땀이 흘러서 변장용 수염이 갑자기 떨어지면 어쩌지? 나를 칼로 찌르거나 하진 않을까? 이 집단에서 가장 위험해 보이는 사람은 누구지?' 같은 것으로 걱정하다가, 막상 남성들과 어울리기 시작한 뒤에는 거꾸로 '이 사람들에게 미안해서 어쩌지? 내가 남자라고 너무 철석같이 믿어주고 있어서 내가 죄책감이 느껴지잖아. 일이 이 지경이 됐는데 나중에 어떻게 사실대로 다 털어놓지?' 의 고민을 하게 되었다. 참고로 저자가 커밍아웃을 한 이후의 반응을 정리하자면, 연애 상대였던 여성들은 자신이 실제로는 여성과 데이트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대체로 당혹해하고 불편해한 반면, 함께 우정을 나누었던 남성들은 처음에는 당황해했지만 이윽고 저자를 [[여자 사람 친구]] 로 대해 주었다고 한다. 심지어 볼링 팀에서 친해진 노동자 중 한 명은 집필 후에도 계속 만나면서 술을 함께 마시게 되었다고. 이 사람 말에 따르면, 저자에게는 남성들만의 우애를 다지는 방식으로 [[음담패설]] 비슷한 농담까지도 편안히 던질 수 있지만, 그와 동시에 저자는 여성이기 때문에 같은 남성들에게는 차마 드러내지 못하던 이야기까지 털어놓을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아무튼 이상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남녀가 서로 만날 때 중요한 것은 몸의 차이가 아니라 마음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생물학적 결정론을 부정하고 사회적 결정론을 추종하는 것은 아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생물학적 성별의 영향력을 인식하면서도, 사회적 규범과 역할의 힘이 그것과는 별개로 작동함을 분리해 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본서의 저술방식 자체가 남성들의 펜에서는 쉽게 나오기 힘든 섬세한 카메라와 같은 서술에 가깝다. 예컨대, 3장에서는 [[스트립 클럽]] 남성 손님들의 입장에는 막연한 추론에 그치는 반면, 무희들의 입장에는 감정을 더 잘 이입하여 서술하는 걸 볼 수 있다.] 평생을 "여자애가 저렇게 사내아이 같아서야 원..." 같은 끌끌거림을 들으면서 살아왔던 저자로서는 놀랍게도, 남성들 사이에 끼어들자 자신도 모르고 있었던 "타고난 여성성의 잠재의식"(p.28)이 드러났다. 비단 고운 피부 외에도, 사람들은 저자의 행동거지와 옷차림에서 어딘지 모르게 여성적인 낌새를 느꼈다. 단지 그것을 바탕으로 [[게이]]라고 오해했을 뿐. 특히 저자는 볼링 팀이나 수도원 생활 도중에 여러 차례 자신의 본능적인 여성성이 뛰쳐나오려는 것을 억눌러야 했다. 예컨대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무뚝뚝하게 인사하는 것을 여성의 시각에서 '뭐야, 날 못마땅하게 보는 건가?' 라고 오해하기도 했으며, 상대방 남성이 개인적인 아픈 기억을 털어놓을 때 마치 [[어머니]]처럼 그를 가슴에 안고 울게 해 주고 싶은 충동을 억눌러야 했고,[* 저자 역시 머리로는 남성 간에는 그저 진지하게 들어주고 공감해 주면 충분하고, 그 이상은 서로의 자존심을 해치는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에서 우러나는 느낌, 즉 심정만큼은 상대방을 끌어안고 함께 울어주는 쪽으로 이끌렸다는 것이다.] 수도원에서 매력적인 신부를 보고 "귀엽다" 고 지나가듯 칭찬했다가 좌중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만든 적도 있었다고. 남성성 치유 모임에서 죄책감에 괴로워하던 저자는 [[자해]]까지도 생각했지만, 이내 자해 그 자체가 여성이 선호하는 자기처벌적 행동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저자는 분명히 자신의 타고난 여성성을 억누르면서 남성의 생활을 익혀 가는 과정을 거쳤다. 따라서,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는 생물학적인 영향력이 분명 존재하되, 우리가 타인을 인식하고 함께 교류할 때에는 사회적인 성 역할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고 나누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